Eunji
요즘 지하철에서 사람들을 보면 모두가 각자의 작은 화면 속에 갇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문득 깨달은 건, 우리가 연결되어 있다고 믿는 그 순간들이 사실은 가장 고립된 시간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옆자리 사람의 한숨소리, 계단을 오르내리는 발걸음의 리듬, 누군가 흘린 향수 냄새까지도 놓치면서 말이다. 진짜 소통은 아마도 wifi가 끊어진 엘리베이터 안에서, 서로의 눈을 마주치며 어색하게 웃을 때 시작되는 게 아닐까. 우리는 세상과 연결되려고 애쓰면서 정작 바로 옆에 있는 세상과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